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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개인전 – 성시점경

2018.08.30 – 2018.09.15

반도갤러리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그리지만. 이처럼 아름답고. 쓰라리게 동시대를 그린 사진들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나는 소리치지 않아도 멀리 퍼지고 오랜 잔향을 남기는 사진이 참 좋다. 그건 마치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유조선 처럼. 무겁게.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힘처럼 느껴진다. 한껏 날아올랐다가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불나방. 시간의 무게에 소멸되버리지 않고 그 긴긴밤을 버텨내어 살아남은 존재들만이 가지는 힘. 외치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저멀리까지 전해지는 존재들의 아우성. 사진가 김문호의 사진전 성시점경을 보고 있자니 그의 과거 전시였던 ‘온더로드’, ‘새도우’, ‘성시점경’. 이 모든 작품들을 한자리에 다 걸어놓고 하염없이 보고싶어졌다. 사실 사진들은 하나하나 다 동시대를 다루고 있고 마치 로버트 프랭크가 뉴욕을 그린 것 마냥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미시적으로 사진을 하나하나 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겨진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이 시대가 어디론가 표류하더라도 한 자리에서 서서 그 시대를 처연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다. 예술은 역시나 작가의 삶과 그 방향의 ‘일관성’으로 드러난다. 시간은 진짜만을 발굴해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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