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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g Huang

배가 지나갈 때, 멀리서 그 배를 바라보며 조그마한 유리병을 들어 손에서 떨어뜨린다. 그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 이들을 배경삼아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바다 그리고 어떤 마음을 담아낸다. 이 사진은 순수한 마음일까 또는 그 어떤 것을 우러나게 하기 위한 장치일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보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고 누군가의 사진을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보는 것이다. 그 사람의 흔적이 얼마나 세련되었는지 미학적으로 사진언어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는 나는 부차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뛰어난 사진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프레이밍을 해야하는지 그 안의 미장센은 어떠해야하는지 대상들의 예측되는 움직임은 어떠해야하고 우리의 시선을 어디로 향하게 해야하는지. 이 시대에 무엇을 담아내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지. 하지만 난 그런 사진이 재미가 없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정서를 환기시키는 힘. 또는 우리의 고정관념에 파문을 남기는 행위는 비단 사진이 아니어도 어디에든 존재한다. 그러니 나는 미술로서의 사진이나 철학으로서의 사진이 별로 매력적이게 느껴지지 않는다. 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 그럴 때의 사진은 미학이나 문학의 열등한 시녀가 된듯한 기분이다. 굳이 왜 그걸 사진으로 해야할까? 무얼 전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어딘가를 가르키면 나는 그 방향보다 그 사람을 보고 싶다. 그 방향이 어디를 가르치는지는 나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나에게 중요한 건 너와 나의 만남이라는 것.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 함께 동시대를 호흡하며 걸어나가는 것.

가끔 좋아하는 사진가 아는 선배나 지인의 사진전을 가곤한다. 그 작품이 어떠냐는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보러가는거다. 아! 당신은 오늘 이렇게 살았군요. 하는 그 반가운 인사. 생존신고. 존재들의 대화. 당신의 마음을 내가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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